자동차 기자를 하다보니 눈만 높아진다
자동차 기자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주요 브랜드의 다양한 신차를 경험하게 됩니다. 그러다보니 제가 자동차 구매를 검토할 때 점점 ‘기준’(?)이 높아진다는 느낌이 듭니다.
제가 2018년 3월, 첫 시승행사 데뷔전을 기아차 신형 K3로 했는데, 저는 ‘K3만 있어도 좋겠다’는 생각을 했습니다. 그런데 작년 하반기, 제가 자동차를 구매할 뻔 했을 때 제 기준점은 신형 쏘나타였습니다.
나이 40을 앞두고 준중형 타기는 싫고, 최소한 중형 세단은 있어야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죠. 그때 ‘그랜저 IG’ 중고 모델이 10% 할인할 때라 그 모델도 눈에 들어왔고(다만 인기가 많아 물량을 구하기 쉽지 않았죠) 아니면 르노삼성 SM6 TCe 모델 450만원 할인도 선택지에 있었습니다.
그러다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가 나오면서 그랜저로 확 기울었고 2.5 캘리그래피까지 계약을 했었죠. 당시 K5 신형이 뒤이어 출시됐지만 그랜저로 높아진 눈이 K5로 내려오지는 않더군요.
저는 하이브리드가 좋아 쏘나타 하브 인스퍼레이션에 플래티넘, 솔라루프 옵션을 넣으면 3993만원입니다. 그런데 그 돈에 조금 더 보태서 4108만원이면 그랜저 캘리그래피 2.5를 살 수 있습니다. 여기까지가 작년 기준 제 눈 높이였습니다.
그런데 올해는 볼보 S60을 타보고 볼보의 매력에 매료됐습니다. 작년 XC90이나 S90를 시승했을때는 ‘저와는 거리가 멀다’는 느낌이었다면 S60은 5360만원이니까 ‘조금만 더 무리하면 다다를 것 같은’ 이상향이었죠. 더구나 저는 안전을 중시하고 안전 관련 옵션에는 돈을 쓰고 싶은 스타일이라 더욱 이런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.
예전에는 스타일리시한 제네시스 G70이 끌렸다면 올해는 ‘G80’으로 업그레이드(?) 됐습니다. 물론 신형 G80의 디자인이 정말 잘 나온 영향도 있고 5000만원이 넘어서니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넘어 G80까지 와버렸죠.
G80 가솔린 2.5 기본가격은 5291만원인데, 파퓰러 패키지(헤드업 디스플레이, 드라이빙 어시스턴트, 하이테크 패키지 등)만 더해도 5792만원이나 합니다. 옵션을 조금만 더 넣어도 6000만원에 육박하죠.
최근 들어 제가 관심을 갖게 된 ‘BMW 530i’(저는 디젤보다 가솔린을 선호합니다.) 정도되면 7000만원이 넘어가고 휴가기간 시승했던 ‘벤츠 E300 e’는 8000만원이 넘습니다. 아직 제가 벤츠 S클래스나 벤틀리, 람보르기니, 롤스로이스에 큰 관심이 없는 게 다행일 정도죠.
이쯤 되면 신형 아반떼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. 제 재정상황으로는 아반떼, 조금 더 무리하면 K5가 적당한데 말이죠. 아무래도 좋은 차를 많이 경험한 후유증(?) 같습니다.